<p>근육은 단순히 신체를 움직이는 물리적 기능을 넘어, 다양한 호르몬을 만들고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의 역할도 수행한다. 근육에서 나오는 이러한 생리활성 물질을 총칭하여 '마이오카인(Myokine)'이라 부른다. 2012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마이오카인은 암 예방, 치매 억제, 대사 질환 개선 등 인체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p><p>특히 인체 근육의 약 60~70%가 모여있는 허벅지는 마이오카인을 생성하고 분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는 것이 마이오카인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내분비대사내과 이기영 교수(가천대길병원)와 함께 마이오카인의 정체와 효능, 그리고 효과적인 허벅지 운동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p><p><strong>근육이 분비하는 호르몬, '마이오카인'</strong><br />마이오카인(Myokine)은 근육을 의미하는 '마이오(myo)'와 움직임을 뜻하는 '카인(kine)'의 합성어로, 운동 시 활성화된 근육세포가 만들어내는 신호 전달 물질이다. 이기영 교수는 "마이오카인은 운동 시 활성화된 근육이 혈액으로 분비하여 몸 전체에 영향을 주는 신호 전달 물질"이라며 "주로 사이토카인(cytokine)이나 펩타이드(peptide) 호르몬의 형태로, 분비 세포 자신이나 인접 세포에 작용하기도 하고 혈액을 통해 멀리 떨어진 장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즉 근육이 운동을 통해 혈액 속으로 마이오카인을 방출하면, 이 물질들이 온몸을 순환하며 지방, 간, 췌장, 뼈, 뇌 등 다양한 조직과 장기에 도달해 이로운 작용을 한다.</p><p><strong>마이오카인 종류와 효능... "항염증·항암부터 뇌 기능 개선까지"</strong><br />지금까지 다수의 연구를 통해 수백 종에 달하는 마이오카인(Myokine)이 보고되었으며, 그중 일부는 인체 전반의 대사, 면역, 신경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처음 발견된 '인터루킨-6(Interleukin-6, IL-6)'는 운동 시 분비되어 항염증 작용을 하고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의학계가 주목하는 주요 마이오카인은 다음과 같다.</p><p>●이리신(Irisin): 에너지를 저장하는 백색지방을 소모하는 갈색지방으로 전환시켜 에너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p><p>●뇌유래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 뇌 기능을 높이고 신경세포 성장을 유도함으로써 기억력을 개선하고 우울증 예방에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p><p>●섬유아세포 성장인자 21(Fibroblast Growth Factor 21, FGF-21): 지방산의 산화를 증가시키고 인슐린 민감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p><p>●인터루킨-15(Interleukin-15, IL-15): 근육 성장을 촉진하며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p><p>●마이오스타틴(Myostatin):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단백질이지만, 운동으로 그 작용을 조절하면 근감소를 막고 근육량을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다.</p><p>이처럼 마이오카인은 개별 기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인체에 다양한 유익을 제공할 잠재력을 지닌다. 현재까지 ▲지방 대사 촉진을 통한 비만 예방 ▲만성 염증 억제에 따른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인슐린 감수성 개선을 통한 혈당 조절 ▲뇌 건강 증진 ▲항암 효과 등의 효과가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실험 및 역학 연구 결과가 꾸준히 축적되고 있다.</p><p><strong>'근육량·운동 강도' 모두 중요… 핵심은 '허벅지' 단련</strong><br />이러한 마이오카인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한 핵심 조건은 '지속적인 운동'이다. 이기영 교수는 "마이오카인은 운동 중 활성화된 근육에서 분비되므로 근육량을 늘리는 것과 운동의 방법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마이오카인을 생산하는 '공장'인 근육의 절대적인 양(근육량)을 늘리는 동시에,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조절해 공장을 효과적으로 가동시켜야 한다는 의미다.</p><p>특히 허벅지는 인체에서 가장 큰 근육군으로, 마이오카인 분비량이 많아 전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허벅지 근육량이 늘어나면 마이오카인 분비가 활발해져 염증 및 피로도 감소, 신체 회복 능력 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허벅지 근육이 줄어들면 당뇨병이나 치매 예방에 기여하는 마이오카인 분비가 감소하여 질병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p><p><strong>마이오카인 분비를 극대화하는 '허벅지 운동 전략'</strong><br />마이오카인 분비를 촉진하고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목적에 따라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전략적으로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기영 교수는 "운동 유형에 따라 분비되는 마이오카인의 종류와 효과가 달라지므로, 조화로운 운동 계획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이 교수가 제안하는 운동 방법이다.</p><p><strong>1. 유산소 운동</strong><br />▲빠르게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심박수를 높여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이 과정에서 특정 마이오카인의 분비를 활성화한다. '인터루킨-6(IL-6)', '이리신(Irisin)',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등의 분비를 촉진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p><p><strong>2. 근력 운동</strong><br />허벅지 근육량을 직접적으로 늘려 마이오카인을 생산하는 기반 자체를 강화하는 데는 근력 운동이 필수적이다. 대표적으로 ▲스쿼트 ▲런지 ▲레그 프레스 등이 있으며 특히 스쿼트는 허벅지 전반의 근육을 종합적으로 발달시키는 효과적인 운동으로 꼽힌다. 이러한 운동은 근육의 성장을 돕는 '인터루킨-15(IL-15)' 분비를 늘리고, 반대로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마이오스타틴(Myostatin, GDF8)'의 작용을 조절하여 근감소증(Sarcopenia)을 예방하는 데 유리하다.</p>